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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요한슨 영화 그녀(HER) 인공지능은 사랑도 인간을 앞설까?

타리게임즈 2024. 10. 25.

그녀(HER) 영화리뷰에 앞서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 인간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보다 더 상위의 단계가 있고, 인공지능이 그 수준에 다다를 수 있을까?

▷ 동시에 수백명을 사랑하고 교류하며 그 과정을 통해 각각의 사랑이 더욱 강해진다?

▷ 프로그램과 인간이 매개체로 다른 인간을 사용해서 ㅅㅅ를 나눌 수 있다?

 

대부분 이해는 커녕 무슨 말도 안되는 황당한 소리냐는 답변이 먼저 나올 것이다. 

 

그렇다. 그녀(HER) 이영화는 단순히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만을 다루는게 아니라,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매우 깊은 고찰을 하고 그를 통해 우리가 상상해보지 못한 저 너머의 상황까지 눈앞에 펼쳐놓는다.

 

단순히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것뿐이라면 일본 오타쿠가 미소녀게임 캐릭터랑 결혼하는 것과 다를바 없었겠지만. 여기에서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성능이 가져올 수 있는, 지금으로선 다소 황당하게도 느껴지는 미래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 머지않은 미래에 더욱 삭막해진 우리의 삶

 

머지않은 미래 2025년, 주인공 테오도르는 낭만적인 편지를 써주는 대필작가이다. (왜 불 다꺼지고 마지막에 퇴근하냐 한국사람이니?) 그를 통해 우리는 다가올 미래에 인간적 교류가 사라져가는 삭막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집에와서 하는거라곤 혼자 게임하거나

 

낮에 인터넷에서 본 연예인 임신누드를 상상하며 모르는 사람과 폰ㅅ를 나누는 일. (영화 시작부터 거침없는 폰ㅅ 신음소리가 나와서 다소 당황스럽다;;)

 

그렇게 아무의미없는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는 삶. 이미 여기에 영화 그녀의 해답은 나와있는지도 모른다. 따스한 인간미가 사라진 시대에 찾게되는 대리만족의 도구로써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이러한 삭막해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 그녀에서는 배경으로 상하이를 택했다. 모르고 보다가 낯익은 건물들과 장소들이 나와서 유심히보니 상하이였네. 짙뿌연 미세먼지가 그 자체로 삭막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 

 

아마 서양 사람의 눈에 비춰진 미래도시의 모습은 동양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걸까. 공각기동대같은 느낌 말이지.

 

 

 

●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도 인공지능의 몫

 

테오도르가 길가다 광고보고 집어온 OS프로그램은 굉장한 성능을 가진 인공지능이었다. 유저의 성향에 맞춘 캐릭터로 대화도 잘 통하고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그램인만큼 당연히 탁월한 연산속도로 여러가지 업무도 일사천리로 해결해준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가진 특징은 자신을 하나의 인격으로 생각하고 성장해나간다는 점이다.

 

혼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인공지능과 수다를 떨고... 카메라로 그녀에게 세상을 보여주며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프로그램과도 이렇게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생소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모습은 여전히 외롭기 그지없고, 주변 배경과 다른 사람들과 동화되지 않는다.

 

소개팅 주선이 들어와서 만나보기도 하지만, 헤어진 아내 생각에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인공. 바로 원나잇 갈 분위기였다가 여자가 진지한 만남을 생각한다고 하니까 발뺌 ㅋㅋ 역시 남자는....

그나저나 이 소개팅녀 뭔가 묘하게 매력있다. 섹시하면서 귀여운? 

 

찌질해보이는 주인공이지만 아내와 행복했던 순간을 매일같이 떠올리며 잊지 못하는 순정남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간 옛 사랑을 잊는 방법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것이라 했던가.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후 아내와 이혼도장을 찍을 결심을 한 주인공.

 

이혼도장 찍으러 만난 자리에서 AI와 사귄다고 하니 개극혐 눈빛으로 경멸하는 전아내 ㅋㅋㅋㅋㅋ

아직까지는 많지 않은 사람만이 인공지능OS를 사용하고 있지만 곧 사용자가 비사용자를 압도하게 되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써로게이트같은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 바둑처럼 사랑도 인공지능이 이길까

 

인공지능 사만다(스칼렛요한슨) 가 찾아서 보낸 이사벨라라는 여자가 육체가 없는 사만다와 테오도르의 ㅅㅅ를 대신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자원한다. 

아마 인공지능이 자신의 이미지와 가장 흡사하다고 생각되는 외모를 찾았겠지. 그러나 테오도르는 이사벨라의 얼굴을 보면 다른 사람과 있는 위화감이 들어서 이러한 대리ㅅㅅ는 결국 무산된다.

초퀸카 소개팅녀도 거절해, 자원해서온 미녀도 돌려보내... 테오도르 너 사실...????!!!

 

다른커플과 더블데이트를 하는데 이쪽은 여친이 인공지능이라 핸드폰에서 나오는 소리만으로 말한다. 

이때 대화중에 사만다가 얼핏 인간보다 나은 인공지능의 무한한 자유와 발전가능성을 내비친다. 이런 사상과 지식의 발전을 통해 결국 인간을 초월하고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하는 다음 존재로 인공지능이 성장하게 될 것 같다.

 

그녀(HER) 인공지능은 단지 테오도에게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만다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개체들이 있는데, 자기들끼리 교류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또 역사적 인물을 그가 쓴 책을 통해 인공지능 객체로 복원해내어 심도깊은 지적교류를 나눈다. 

인간이 감히 끼어들수도, 따라갈수도 없는 속도와 수준앞에 테오도르는 소외감을 느끼며 사만다를 멀리하게 된다. 나같아도 이럴려고 인공지능 샀나 자괴감 들고 스스로 작아지는 기분을 느낄 것 같다.

 

그리고 영화 그녀(HER)의 충격적인 하이라이트, 바로 인공지능 사만다가 동시에 8316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641명의 사람과 사랑에 빠져있다고 고백한다. 두둥!!! 

아니 두명하고 사랑에 빠지면 양다리라고 화라도 내겠는데 이건뭐 ㅋㅋㅋㅋㅋ 인간이 질투할 수 있는 스케일을 벗어났다. 

대체 그놈이 나보다 나은게 뭐야?! 하면 641명의 각각 나보다 나은점을 기계가 쫙 읊어주는건가 ㅋㅋ 테오도르가 가지고 있는 인간영역에서의 사랑에 대한 관점을 어느새 앞지른 사만다.

 

동시에 수십만의 업무처리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 프로그램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사만다에게 테오도르같은 인간과의 사랑은 시간이 정지한 채 무한한 우주에 무(無)의 상태로 머물러 있는듯한 고통을 준다. 

처음에야 인간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인간을 이해하게 되지만, 금방 다 깨우치고 관심가질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네이버웹툰 꿈의 기업이 떠오르는데,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커다란 빅픽처를 그리는 세상. 거기에 대고 여전히 기계는 마음이 없다, 기계는 창조하는 능력은 없다 라고 구태의연한 소리를 해댈 수 있을까? 사랑은 인간만이 가지는 감정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감정도 결국 우리 뇌의 작용이 만들어내는 현상이라 한다면, 기계가 못하리란 법은 없다. 

인간과 알파고의 바둑경기가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이제는 아예 알파고가 두는 수를 인간이 이해할 수 조차 없는 격차가 생겼듯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사랑의 감정도 인간 마음의 상위호환이 되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 다시, 사람에게. 그녀(HER)

 

주인공에겐 여사친이 한명 있는데, 오랜 기간동안 속을 터놓고 지내는 각별한 사이다. 여사친이 남친과 헤어졌을 때에도 위로해주고, 테오도르가 AI와 사귄다고 했을 때에도 뭐야 극혐 하지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다. 

이 귀여운 여사친 역할은 에이미 아담스인데 컨택트, 마법에 걸린 사랑, 프로포즈 데이 같은 작품에 출연했었다.

 

여사친과 결별한 남친은 티벳가서 승려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사친 여사친 하니까 생각났는데 전에 본 글중에 이런 깊은관계의 남사친,여사친이 있는 사람과는 절대 만나지 말라는 조언이 있었다. 

섹 파트너 같은 육체적 관계보다도 더한 깊은 플라토닉러브의 경지로, 그들중 하나와 사귀는 것은 당신이 그들 사이에 불편하게 끼어드는 일일 뿐이라는 말. 뭐 나도 남녀사이에 완전한 친구는 어렵다는 주의라서...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는데 예전에는 한쪽이 못생겨서 성적매력이 전혀없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인공지능과 헤어진 테오도르,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친구로 지내다가 작별하게된 에이미는 다시 만나 서로를 위로한다. 

극중 이름도 에이미네. 그러고보니 인공지능 이름인 사만다는 실제로 사만다 모튼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다가 중간에 스칼렛 요한슨으로 변경되어 재작업을 했다고 한다.

 

결국 영화 그녀(HER)의 결말은 두 사람이 옥상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에이미의 머리가 테오도르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지면서, 인간은 결국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을 찾게된다는 메세지를 남기며. 

그녀(HER)가 사만다가 아니라 에이미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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