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카이캐슬 (SKY캐슬) 한국교육과 고질적 사회병폐를 지적하다

타리게임즈 2019. 1. 13.

재미와 철학. 이 두가지 중 어느것 하나만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 하물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졸작이 되기 십상.

그러나 가뭄에 콩 나듯 그런 명작이 나오는데 최근 JTBC에서 방영중인 금토드라마 SKY캐슬이 그렇다.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는 호평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법. 주위의 극찬에 힘입어 SKY캐슬 1,2화를 보고나니 무조건 본방사수해야하는 최애드라마가 되어버렸다.

<SKY캐슬 간략 줄거리>

명문사립 주남대학교 이사장이 세운 SKY캐슬은 호화스러운 고급 빌라단지이다. 이곳은 돈만 있다고 입주할 수 있는곳이 아니라, 주남대학병원 의사나 로스쿨 교수같은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들만 들어올 자격을 부여받는 이름 그대로 천공의성 같은 곳이다.

그저 상류층 사람들의 입시경쟁 학구열을 다룬 드라마인줄만 알았는데, 첫화부터 아들 영재를 서울의대에 보낸 엄마가 자살을 하면서 보는 이를 충격에 빠뜨린다.

사건후 영재 아빠는 병원의사를 그만두고 영재네 집은 스카이캐슬을 떠나 이사를 간다. 그 자리에 스카이캐슬 사모님과는 거리가 먼 털털한 이태란의 아들 황우주네 가족이 대신 들어오게 되고, 사람이 죽어나가도 잔잔하기만 했던 스카이캐슬의 호수에 돌멩이가 던져진다.

한편 영재를 입시코디하던 김주영 선생을 대물림받아서 딸 예서의 지도를 맡긴 염정아. 김주영 선생의 알 수 없는 속내에 불안해하면서도, 서울의대만 보낼 수 있다면 참고 넘기려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인다. 김주영 선생의 마수에 예서는 점점 엄마보다 선생님을 의지하게 되는데...

그녀가 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대체 무엇일까. 

<미드급 스토리전개와 입체적인 캐릭터>

스카이캐슬이 재미와 철학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드라마라고 했는데, 미드 뺨치는 재미는 바로 빠른 스토리전개와 하나하나 개성이 뚜렷한 입체적인 캐릭터들 덕분이다.

가장 중추적인 줄거리는 부잣집 입시코디를 하는 김주영 선생의 음모가 무엇이냐는 것인데, 매 화마다 인물들의 관계가 변하고 새로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미드처럼 매 화가 메시지를 갖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중요한 순간에 끝맺음으로써 다음 화를 안 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스토리도, 연기도, 연출과 편집도 뭐하나 나무랄 게 없는 우수한 작품이다.

특히 배우들의 명연기로 살아난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과거에 고통받으면서 미래를 위해 애써 덮으려는 염정아가 (한서진 역) 보여주는 표정연기는 가히 압권이다. 뼛속까지 속물이지만 자기만의 확고한 기준을 밀어붙이며 철칙을 고수한다.

그 철칙이란 바로 "예서를 무조건 서울의대 보낸다" 작게는 염정아가 욕심에 눈이 멀어 김주영 선생이 건네는 선악과를 물고마는 한 인간의 본성, 크게는 다소 과장된 상류층 집안의 표현을 통해 껍데기를 중시하는 부조리 투성이인 우리 사회를 비판한다.

그런 맥락에서 SKY 캐슬의 SKY는 한국에서 명문대로 알아주는 서울대 연고대를 일컫는 말인 SKY로써의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정치 법조 의학계에서 학연지연으로 자기들끼리 해쳐먹으며 살아왔고 그걸 아이들에게도 강요하는 부모들의 모습, 막상 대학나와도 별거 없거없는 지금 세상에서 스카이캐슬 상류층의 입시경쟁이 얼마나 무의미한 시간낭비인지 일침을 가한다.

그런 와중에 가족 구성원과의 유대관계가 끊어지고 자녀들은 오히려 탈선하는 모습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는게 올바른 길인가, 나아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눈을 뗄 수 없게 재밌으면서도 깊은 여운을 안겨주는 드라마 스카이캐슬. 총 20화라 이제 얼마 안남은 것이 아쉽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