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박신혜 러브라인 아쉬움과 결말걱정

타리게임즈 2019. 1. 14.

요즘 볼만한 드라마는 스카이 캐슬하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두개밖에 없다고들 말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를 잘 살려낸 웰메이드 작품이다. 뭐 일단 장르가 현빈이라서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 것도 있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두달 방영치 16부작으로 적당한 러닝타임을 갖고 있다. 오늘이면 이제 14회까지 끝나고 15,16화만 남겨놓게 된다. 거창했던 드라마 시작과 달리 뒤로 갈수록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간략히 써보고자 한다.

1) 박신혜는 왜 언제나 신데렐라인가

천국의 계단 아역으로 시작한 박신혜의 연기 캐릭터는 언제나 그랬다. 돈은 없고 환경은 나쁜데 생활력은 강하고 씩씩한 여주인공역, 그러다 돈많은 남자가 박신혜를 좋아하게 되고 러브라인 타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도 박신혜는 신데렐라다. 스페인 이민후 부모님 돌아가시고 낡은 호스텔을 운영하며 할머니와 동생들을 먹여살리는 억척스러운 캐릭터. 그러다 백마탄 왕자같은 현빈을 만나 단숨에 100억을 받게된다.

그거까진 좋은데, 중후반에 이어지는 현빈과 박신혜의 러브라인 로맨스는 다소 억지스러운 감이 있다. 애초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 AR게임의 제작자가 실종되고, 게임에서 PK했는데 실제로 죽더니 게임속 적으로 계속 나오는 버그의 원인이 뭔지가 주된 줄거리이다.

초반부 중반부까지 게임 얘기로 신나게 몰입시키다가 갑자기 박신혜-현빈의 로맨스와 키스씬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오히려 드라마의 몰입도를 크게 해치고 말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워낙 시점이동이 과거 현재를 왔다갔다해서 복잡한데, (그게 연출의 가장큰 장점이기도 하다) 머리 식히라고 잠시 러브라인 넣어서 쉬어가는 시간을 만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상속자들에서도 그렇고, 박신혜는 왜 항상 신데렐라로 나와서 하는거 없이 썸만타는가. 차라리 박신혜가 아니라 돈독오른 악역이 나와서 인물들간의 반목과 두뇌플레이를 더 가중시키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차라리 현빈 두번째 부인역의 한보름으로 섹시한 여주인 컨셉으로 넣고 머니게임처럼 유혹하다가 결국 자기이득 선택하는 갈등관계를 그렸었다면...

심지어 한보름은 댄스도 수준급이다. 플라멩고까지 출줄 아는데 엠마 역할에 딱 아님? ㅋㅋㅋㅋ

2) 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할지 걱정

레벨 90이 되야 열 수 있는 퀘스트에 엄청난 비밀이 있는 것처럼 나오다가, 다시 또 레벨 100이 되어야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는 단서를 풀려고 한다.

지금까지가 전부 드라마 초반의 프롤로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별로 진행된 내용이 없다. 연출력이 워낙 좋아서 과거장면 나왔다가 현재로 돌아왔다가 하며 아 그랬구나 되짚어보고 따라가기 바쁜데 정작 굵직한 내용을 돌이켜보면 뭐가 없다.

이래놓고 레벨 100 되어서 밝혀지는 비밀이 정세주는 죽었고 죽기전에 게임의 버그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남겼다던가, 게임 속에 자신을 봉인하는 방법으로 누가 구해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던가 이러면 얼마나 맥빠지고 허무한 결말인가.

지금까지 이렇게 끌어왔다면 기대도 점점 커지기 마련이라, 어지간한 결말로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할까 걱정이다. 

소재는 참신했지만 미드급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점이 있다. 연출을 이용해 질질끌기보다 스토리 진행 자체를 스피드있게 하면서 보다 많은 내용을 담았어야 했다. 소재가 소재니만큼 얼마든지 꼬고 새로운 가지를 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스토리가 워낙 독특해서 원작소설이나 만화가 있는줄 알았는데 알아봤더니 없다. 드라마 각본 송재정 작가의 창작물이라고 한다. 대단한데, 어찌보면 그래서 아쉬운 점이 있고 한계가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아무튼 내가 응원하는 TVN 드라마이므로 끝까지 좋은 내용으로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드라마가 인기를 얻어서 새로운 장르에의 시도가 많이 이어지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