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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게 뭔가

타리게임즈 2024. 11. 12.

2002년 한일월드컵 열기속에 북한의 도발로 서해에서 벌어진 무력충돌을 다룬 영화이다. 원래 서해교전으로 불리다가 제2연평해전으로 변경되었다.

영화 연평해전은 그 무력충돌이 일어난 당시의 상황과 고속정 357호 해군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게 뭔지 모르겠는 영화다.

당시 김대중 정부 시절에 햇볕정책을 펼치면서 북한과 평화분위기만 도모하고 모르는 사이 이런 무력충돌도 일어나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평화였다는걸 비판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우리 군인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희생된 분들을 추모해야 한다는 것인가. 뭐 이도 저도 아닌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에 포인트도 없이 이것저것 보여주다가 끝나버렸다. 

연평해전이 주는 역사, 정치적 의미를 떠나서 이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때는 완성도가 떨어지고 조잡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이 등장하고 그래서 각 캐릭터가 살아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자체가 알맹이가 없어서 집중하기가 어렵다.

■ 전사자 추모인가, 종북몰이를 하고 싶은 건가

쓰러지지 않고 정신력으로 버티며 목숨을 바쳐 전우들을 살리겠다는 군인 정신에 감탄을 해야하는 건지, 이런 우리 불쌍한 장병들을 죽게한 북한을 미워해야되는건지... 그리고 북한하면 으레 딸려나오는 종북몰이 한번 해주고? 

김대중은 북한편이고 종북이다. 종북하면 이렇게 우리의 자식들인 군인들이 죽는다. 노무현도 NLL 포기하려했으니 종북이다. 그러니 안보를 위해 보수진영을 뽑아줘야된다. 매번 뻔한 레파토리인 이건가 -_- 

정작 희생된 분들은 맡은바 자기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다 안타깝게 돌아가신건데, 그런 사람 목숨보다도 상황만 가지고 자기들 정치와 기득권 유지에 이득되는 방향으로 써먹을 궁리만 하는 놈들은 참 역겹다.

자식잃은 부모의 슬픔으로 감성팔이해서 교묘하게 새누리당 지지로 이어지게 만드는 프레임짜기.

그런 자들이 역사를 이끌어왔고, 남 위에 서서 조종하고, 그런 놈이 또 다른 그런 놈에게 끌어내려지고 다시 또 그런 놈이 역사를 써나가고... 그게 지배자들이 이끌어온 역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어쩔수는 없다만.

■ 평점(별점)테러가 없더라도 평가가 낮을수밖에 없다.

아무튼, 정치적 의도를 떠나서 연평해전 이 영화 자체만으로 놓고 봤을 때 참 수준이 떨어진다. 여기에 스토리와 개연성도 없는 로맨스라인까지 넣어놓은 것 하며...

심지어 전투씬마저도 전에 명량에서처럼 질질 끌기만 하는 박진감없는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사실 해전을 그렇게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다)

영화 평점이 낮은걸 가지고 좌파에서 단체로 별점테러를 했다는 의견도 있는데, 아니 일단 영화가 재미가 없는데 점수를 어떻게 줘... 게다가 이런 평점을 받으면서 관객수는 600만을 향해가고 있다. 인사이드아웃 나와서 찬물 안끼얹었으면 영화관 독식과 학생 단체관람으로 더 끌어모았을수도

연평해전은 여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객관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뭐 북한의 도발에 의해 무력충돌이 났던 거고 희생된 군인분들이 불쌍할 뿐이지...

결국 이 외세의 이득과 남한 북한의 지들 배만 불리려는 기득권층 이해관계가 맞물려 만들어놓은 한반도 대립각에 의한 희생양이니...

김학순감독 인물소개란을 보면 이번 연평해전 영화제작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질타도 많이 받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이 영화속에 살짝 숨겨진 김대중정권 비판의 색깔을 많은 사람들이 받았고 그중에 거부감이 들 사람들일 것이다. 목적이 그거였다고 하더라도 영화 자체가 재밌었으면 좀 더 효과적이었을텐데 말이지.

■ 이랬다면 어땠을까

차라리 이현우(박동현 役)의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췄더라면... 생존자의 은은한 독백으로 영화를 시작한 뒤 하나하나 사건을 설명해주고 나레이션과 함께 끌어가는 것이다. 어차피 이렇게 재미없고 무미건조할거라면 그런 다큐멘터리식 전개가 나았을지도 모른다.

생전 처음으로 영화표를 잘못 끊어서 인사이드아웃 보려다가 연평해전을 봤는데 내가 왜그랬을까 두번 세번 자책하게 만든 영화, 연평해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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