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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 현질유도 상점엔 엔씨소프트 사행성만 가득, 추억은 어디로?

타리게임즈 2023. 8. 23.

얼마전 리니지2 레볼루션을 플레이하면서 처음에 만원 정도의 현질을 했다. 왜 돈을 지불했을까?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돈을 투자하고 더 즐길 용의가 있었기 때문에? 아니다. 그저 게임사가 만들어놓은 현질유도의 함정을 밟았을 뿐이다.

정확한 수치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예를 들어 다이아가 원래 100개에 2000원씩 파는 구조라면 처음 1회에 한에 5000개를 10000원에 살 수 있는 구매기회를 제공하는 식이다. 당연히 다른 유료아이템과 비교해봐도 효율이 가장 좋고, 또 막막한 초반에 그정도 다이아만 있으면 어느정도 장비를 갖출 수 있게 설계해놨다. 

덤으로 해당 다이아는 일시지급이 아닌 한달간 매일지급 형태로 제공되어, 계속적으로 게임에 접속하여 플레이 유도까지 한다. 그러다 막히면 또 현질을 하게 되는 것이고 거듭되는 수렁에 빠지게 되지... 하지만 돈을 얼마를 들이느냐를 떠나서 리니지2 레볼루션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게임' 이라고 부를 만한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박' 이라고 칭한다면 그에 준하는 여러 증거들로 설명이 되었지만, 내가 즐기기 위한 무언가를 갖춘 '게임'의 조건의 눈을 씻고 찾아볼래도 찾아볼수가 없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게임을 대표하는 스크린샷은 사냥장면이 아니라 이런 강화장면이 더 어울린다.

퀘스트 받으면서 자동사냥으로 렙업하면서 무슨 사냥터가 있다던지 세계관이나 스토리난 무엇인지는 전혀 알 필요도 없다.

그렇게 렙업을 하다가 어느순간 사냥이 안되는 캐릭터를 발견하고 보니, 리니지2 레볼루션은 결국 장비를 드럽게 강화해서 전투력을 올리는 것이 게임의 전부였던 것이다. 꼴랑 만원이지만 이런 게임에 현질을 했다는 것 자체가 속은 기분이 들고 후회스러웠다.

그럼 이제 초특급 대작으로 주목받으며 출시된 리니지m을 보자. 게임 출시 직전에 보유주식 8000주를 전량 매도하고 1주일만에 공매도 최대시점에 주식매수권 행사로 1만주를 재매수한 엔씨소프트 부사장 사건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 했었지만, 그래도 막상 눈앞에 펼처진 리니지m의 화면은 잠시나마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정말 어릴적 살던 동네를 다시찾은 것처럼 추억이 떠오르며 말하는 섬의 북섬과 판도라 선착장 등을 기웃거려보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가 하나의 문화코드였던 것처럼 초창기 유저들에겐 리니지는 또 다른 세상에서의 삶의 경험이었다.

단순히 레벨업을 하고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 전부인 요즘 게임과 달리, 말 그대로 그 속에서 웃고 울며 살아갔던 것이다.

예전의 뼈무덤과는 달라진 고급스러운 카오틱 신전의 모습이지만, 주변의 콘크리트색 황무지에서 돌아다니는 좀비, 구울, 스파토이 등과 버그베어를 때릴 때의 소리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리니지 특유의 아이템 줍는 소리도 귀에 착착 감기면서 뇌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기억들이 수면위로 떠오른다. 자기 전 눈감으면 게임 화면이 선했던 그 느낌...

그러나 여기까지.

출시직후 불거진 리니지m의 현질유도 논란은 아인하사드의 축복에서 비롯되었다. 리니지 초창기 멤버라 나에게도 생소했던 이 시스템은, 말그대로 유료결제 한 유저만 경험치와 아이템 드랍율을 더 받는다는 것인데, 이 축복수치 100을 충전에 <드래곤의 다이아몬드> 일명 드다가 1개 필요하다. 

드다 10개가 리니지m의 유료화폐인 120다이아로 현금 3000원이다. 즉 현금 3000원에 아인하사드의 축복 1000을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자동사냥을 포함해 하루종일 24시간 풀로 게임을 돌리는 유저라면 2일을 못가고 아인하사드의 축복 1000을 소진하게 된다. 이런 식이면 한달동안 게임을 위해 필요한 현질이 15~20만원에 육박한다는 소리이다.

논란이 일자 엔씨소프트는 다음날부터 푸쉬이벤트로 각종 유료아이템을 뿌리고,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매일 1000개씩 7월초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그 이후엔 어차피 라이트 유저는 대부분 떠날 것이고, 현질 엄청 해대서 성먹어보려는 사람들만 남을테니 그땐 유료로 돌려도 상관없다는 공산이겠지 ㅋ

월드 보스 레이드도 아직 아무도 클리어하지 못하고 초보들은 들어가자마자 잡몹한테 한대맞고 바로 눕는다. 괜히 다들 들어갔다 나와서 피채우느라 물약만 엄청 빨아대는 장면이 인상깊다.

앞으로도 아마 보스 레이드 축에 끼긴 어렵겠지. 모바일게임은 어차피 헤비유저 1%가 전체매출 90% 이상을 지불할테니까 게임사는 그들을 위한 컨텐츠를 만드는 데만 주력할 것이다.

돈 많이 쓰는 현질러들을 도박에 빠진 중독자로 싸잡아서 매도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 게임 시대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내놓는 전략은 죄다 사행성 확률뽑기로 '지르게 만드는' 것 외에 게임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다.

리니지m의 경우는 워낙 원작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으니 이식을 했을 뿐이고 그 위에 빠르게 단물을 빨아먹는 캐쉬템 구조를 설계해놓았다.

리니지m의 현질유도 유료아이템 구조를 몇 가지만 살펴보자.

렌씨소프트 리니지m 변신등급 : 전설 - 영웅 - 희귀 - 고급 - 일반

변신한 것만으로도 전설과 영웅은 공격속도가 2.5배 2배 상승한다. 여기에 초록물약 용기의물약과 각종 버프를 받으면 눈에 보이지도 않게 칼질을 연사하면서 PK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장비여도 변신 등급이 차이나면 바로 저 퍼센트만큼 전투력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희귀 등급만 되어도 초록물약 먹는 것보다는 훨씬 빠르다.

일반 변신카드는 공격속도 4% 증가라 큰 효과는 없고 그냥 예전 리니지1 당시 해골변신같은 추억팔이 용으로 재미삼아 해보는 정도의 의미이다. 저 변신카드는 상점에서 뽑기하는 것인데, 아데나로는 1일 1회만 가능하고 다이아로는 1장에 3천원 11장에 3만원에 뽑게 된다. 그렇게 3만원씩 영웅카드 나올때까지 계속 지르는 것이 사행성이 아니고 뭔가.

엔씨소프트 리니지m 인형등급 : 전설 - 영웅 - 희귀 - 고급 - 일반

펫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인형이라는 것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5가지 등급으로 되어있고 능력치 차이가 매우 크다. 영웅등급 인형의 경우 무게 보너스가 1300이나 되어서 기사같은 경우 사냥가서 한탐도는 시간이 2배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동사냥으로 레벨업해야하는 모바일 리니지m의 특성상 엄청난 효율을 주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에선 6검4셋을 현금으로 파는 것도 모자라 압권은 바로 악세사리를 캐쉬템으로 파는데, 이걸 여러개 사서 직접 강화를 지르라는 것이다. 설명대로 +8까지 가는 경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5~+6 정도 지르는데 성공했으면 현재로썬 거의 서버 지존템이다. 악세사리에서 AC-5에 SP+2 스펠파워까지 올라가서 마법사의 공격력에 천지차이다.

이렇게 현질유도하고 일부 헤비유저들 주머니만 털어먹으려는 전략은 대부분 라이트유저를 떠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헤비유저들의 게임내 위대함(?)도 격하시키는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자기돈 자기가 쓰는거 본인 선택이지만,

엔씨소프트의 사행성 현질유도에 놀아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강원랜드 빠찡꼬에서 돈날리는 사람에게도 본인 돈 본인이 쓴거니까 괜찮다고 할 것인가?

리니지 같은 게임에서 고렙이 되고 성을 먹고 하는 것은 결국 인간사 권력욕 지배욕을 게임 속에서라도 실현하고픈 바램인 것인데, 그것도 많은 유저가 있어야 더 인정을 받지 않을까? 연예인이 예쁘고 끼가 많은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우러러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처럼.

사실... 리니지m의 현질유도가 심하다기보다는 이번에 게임하면서 살펴보니 이미 리니지1의 현재 상태가 이렇게 되어있는 것이었다. 원작 리니지1의 게임과 캐쉬템 구조까지 그대로 이식한 것일 뿐. 차라리 예전의 정액제 시절이 그립다.

그때 한달에 3만원이 참 큰돈이었는데 지금 모바일에서 아무생각없이 수십 수백만원 지르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새발의 피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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