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평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엑스맨, 엣지오브투모로우, 트랜스포머 같은 돈 쳐발쳐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평점이 9점을 찍고 있는 끝까지 간다 라는 한국영화가 눈에 띄어서 관람을 하게 되었다. 역시나 평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주인공 이선균은 비리형사인데 어머니 상중에 감찰반이 경찰서 조사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가던중 교통사고를 낸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수가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밤이다.
이선균은 부드러운 멜로같은 느낌이어서 이런 영화의 배역에는 왠지 설경구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연기력도 뛰어나고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캐릭터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냈다.
사람이 너무 당황스럽고 어찌할 줄 모르는 패틱상태에 빠졌을 때의 모습이 정말 리얼하게 나타남. 설상가상으로 차로 친 사람이 죽어버렸는데 홧김에 뺑소니를 한다.
그 과정에서 음주단속 걸리는 부분이라던지, 시체유기를 하는 장면등이 코믹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다는 말이 딱 맞다.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연출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 표정이야말로 정말 이 영화내내 이선균의 심정을 나타내주는 가장 적절한 샷이다.
겨우 처리했나 싶었더니 교통사고의 목격자가 협박을 해오면서 또다시 수렁으로 빠져들게 되는 주인공
이 사진만 봐도 사실 어느정도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목격자의 정체가 누구였는지도 언급하지는 않겠다. 끝까지 간다 이 영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가서 보는게 최고다. 스토리가 이해 못할 정도로 어려운 부분도 없고, 그냥 연출+연기 조합으로 끝까지 숨막히는 스릴을 펼쳐준다.
다만 주제 자체가 권선징악은 아니다. 애초에 이선균도 형사인데 뒷돈 받아먹는 부정부패를 일삼았으며 사람 차로 치어죽이고도 뺑소니 내뺀 어찌보면 악인의 범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가 교훈을 준다기보다는 그냥 악인 대 악인의 대결 (물론 스타일과 스케일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끌어 나간다고 보면 된다.
그 과정도 영화스럽지 않고 지극히 현실적인 싸움이어서 캐릭터에 한층 더 감정이입이 된다. 무슨 헐리우드 영화처럼 반드시 찾아내 죽일 것이다 하고 쫓아가는 특수요원이 아니라 능력에 한계가 있는 불안정한 캐릭터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보는 관객도 심장이 쫄깃하고 떨리게 되는 것이다.
이션균도 이선균이지만 오른쪽에 조진웅 아저씨 너무 좋다. 류승룡도 그랬고, 뭔가 마이너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메이저로 떠오르는 저런 진짜 배우들을 좋아한다.
누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영화를 볼지말지 고민하느라 검색해서 오신 분이라면 꼭 보시라고 강추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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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씨 돌아가시기 전에 쓴 아주 오래된 글인데, 이렇게 다시 보니 씁쓸하고 안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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