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일본 애니추천 카케구루이 움짤, 카이지가 생각나는 도박만화
도박만화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도박묵시록 카이지>일 것이다. 2000년대를 풍미한 작품이니만큼 90년대를 지나오면서 장기불황에 빠져 존나게 공부하고 일해봤자 사회의 부품일뿐인 시대상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속에서 일확천금을 꿈꾸고자 순간의 안일한 선택 때문에 빚더미에 눌러앉은 패배자 쓰레기들. 그들에게 도박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또한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쳐놓은 덫일 뿐이다. 카이지는 그런 속임수 장치가 있는 도박에서 허점을 간파하고 역이용해서 승리하는 짜릿한 승부를 보여준다.
하지만 카이지가 포커페이스로 백전백승하는 냉철한 승부사는 아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심리상태의 변화가 비일비재하며 그러한 마음을 그림으로 너무 잘 표현해놓은게 카이지의 가장 큰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위 그림처럼, 곤경에 빠졌을때 흐어어어어 하다가 결국은 활로를 찾고 빠져나오는 카이지의 도박을 보면서 만화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도박만화 카케구루이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유명한 사립 고등학교.
이곳은 도박을 통해 학생들의 계급이 결정되고, 최하위 계층으로 떨어지면 '가축' 취급을 받는다. 도박으로 돈을 잃고 빚더미에 빠지면 신분도 쓰레기로 구속되는 것이다.
'가축' 계급이 되면 노예처럼 하라는건 무엇이든 해야한다. 보통의 왕따를 뛰어넘는 가혹한 괴롭힘은 기본이고, 청소등 학교생활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하며, 때로는 위의 움짤처럼 양아치일찐새끼 앞에서 옷도 벗어야 한다. 그야말로 법과 상식을 뛰어넘는 도박판 그 자체인 괴상한 학교이다.
이런 학교에 전학생 한명이 오게된다. 정체를 알 수 없고 상당한 재력이 있다고만 알려진 쟈바미 유메코는 겉모습만 봐서는 그저 예쁘고 몸매(가 좀 많이) 좋은 평범한 여고생일 뿐이다.
하지만 쟈바미 유메코의 실체는 바로 엄청난 도박광. 애니의 제목인 카케구루이가 바로 도박광이라는 뜻으로 여주인공 쟈바미 유메코를 가르킨다. 그녀는 전학을 오자마자 이 무시무시한 도박판에서 태풍을 일으키는데...
오자마자 첫번째 친구가 된 스즈이 료타가 제3자의 시선에서 쟈바미 유메코를 관찰하는 식으로 카케구루이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상 이 남주인공은 하는건 하나도 없는 ㅄ이다. 도박 실력도 형편없어서 가축신분에, 우유부단하고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이지만 이후에 펼쳐질 중요한 도박들에서 쟈바미 유메코의 패를 결정하는 역할로 들어가기도 한다.
전학을 오자마자 곧바로 같은반에서 잘나가는 도박꾼이었던 사오토메 메아리와 한판 승부를 펼친다. 마음에 안드는 전학생 군기잡는 식으로 이학교에서는 도박을 제안하나보다.
가위바위보 게임이지만 사오토메의 함정이 설치된 도박. 처음에는 돈을 잃으면서 지는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임수를 간파한 쟈바미 유메코의 역습으로 사오토메를 한방에 빚더미와 함께 '가축' 신세로 만들어버린다. 도박할때 주인공들의 표정변화가 지림...
속임수를 간파하고 역습한다는 부분에서는 카케구루이의 도박도 카이지와 비슷한 레파토리를 따라가지만 조금 다르다. 카이지는 필승의 전략을 생각해서 판을 짜가는 반면, 카케구루이의 쟈바미 유메코는 그야말로 도박이 가지고 있는 위험과 확률 자체를 즐기는 도박광이다.
상대의 전략을 간파했다고 하더라도 완벽하게 이길 수 있는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운에 의지해서 말그대로 도박을 거는 패도 종종 내곤한다. 즉 쟈바미 유메코는 무조건 이기는게 목적이 아닌, 도박을 통해 희열과 흥분을 느끼는 도박광 카케구루이 그 자체다.
여주인공 쟈바미 유메코는 도박의 열기가 달아오르면 흥분하며 몸도 달아오르는 표정과 몸짓을 보이는데 이런 부분은 다소 선정적이기도 한다. 다리를 베베꼬며 마치 거기가 이상해져버려와 같은 자극적인 제스처를 보인다. 인간이 도박에서 느끼는 근본적인 쾌락은 섹스와 성욕에 비견할 수준이다 라는 걸 나타낸다.
그녀가 도박에 가지는 감정은 정말로 순수함 그 자체다. 보통 사람이 도박에서 가지는 감정인 두려움이나 분노, 절망, 위선, 기만 이런 것들이 없고 그저 기쁨 그 자체로 도박을 대하는 모습이다. 티끝하나 없이 순수한 표정으로 도박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카케구루이.
이런 도박광 카케구루이 쟈바미 유메코의 미친 몰입에 도박 고수들조차 질리며 하나씩 나가떨어진다. 학교의 계급이 도박으로 정해진다고 했는데, 가축과 반대로 도박 실력이 뛰어난 애들이 학생회를 조직하고 있다. ㅋㅋㅋ 학생회 임원들을 하나하나 격파해가며 유명세를 타는 쟈바미 유메코.
마침내 학교 제일의 도박실력자이자 비인간적 면모의 극치를 보여주는 학생회장 모모바미 리리카와도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쯤되면 이들이 도박에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가장 소중하고 더 커다란 것을 걸고 도박을 할지 궁리하는데, 돈과 목숨보다도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판돈으로 건다.
도박 자체의 희열에 포커스를 맞추고 얼마나 더 소중한걸 걸어야 그 희열이 커지게 될까 질문을 던지는 점이 카케구루이가 돈 자체를 최고의 가치관으로 설정한 카이지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이미 중간보스급인 학생회 임원 이키시마 미다리와 승부할때 벌칙이 러시안룰렛으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했었다;;;)
카케구루이에서는 중간중간 덕후들을 위한 심쿵장면도 많이 삽입되어 있다. 예쁜 주인공 쟈바미 유메코가 가축 신분이 되었을 때 고양이 흉내를 내는 장면이라던지, 개성이 뚜렷한 주인공들이 (대부분 여캐)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카케구루이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여주인공의 싱크로율이 매우 뛰어나보이네. 하지만 드라마 장면을 보니 애니에서처럼 과장되고 괴기스러운 연출을 100%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어보인다. 원작애니는 못따라가는듯
카케구루이가 실감나는 몰입도를 보여주는 요인은 바로 성우들의 연기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인데, 일본 성우들을 잘은 모르지만 되게 유명한 급좀 나가는 사람들이 맡았나보다. 애니메이션은 확실히 성우의 연기에 의해서 퀄리티가 결정되는 것 같다. 작화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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