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스만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수출한다는 의미 by 달러 기축통화국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라서 달러를 마음껏 찍어낼 수 있다.

 

기축통화국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나라이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것처럼, 전세계가 쓰는 달러를 자기네 돈으로 쓰는 나라가 미국이다. 정확히는 전세계에 자기네 돈인 달러를 공용 화폐로 쓰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거랑 마음껏 화폐를 찍어내도 된다는 거랑 무슨 상관일까? 돈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수반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미국은 어떻게 그 고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일까.

 

오늘은 달러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수출한다는 개념에 대해 살펴본다.


인플레이션과 부작용

 

먼저 인플레이션의 정의와 그게 어떤점이 안좋은지부터 간략히 알고 넘어가자.

 

물가 : 한 나라에서 거래되는 재화,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 수준

>>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Inflation

>> 반대로 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현상은 디플레이션이라 부른다. Deflation

 

 

인플레이션의 원인

 

1. 기업의 생산량보다 소비나 투자가 더 많은 경우. 공급에 비해 수요가 과도하여 물가가 상승할 때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 (demand-pull Inflation)

 

2. 생산비용 자체가 증가하는 경우, 인건비나 원자재와 같은 재료비가 급등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것은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다.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 (cost-push inflation)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들

 

1. 돈의 가치가 떨어져 고정된 월급이나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형편이 어려워진다.

매달 똑같이 100만원씩 받아서 쓰고 살았는데 짜장면 한그릇에 5천원 하던게 만원이 되면 덜 먹고 물건을 덜 살수 밖에 없다.

더불어 모아서 저금해놓은 돈의 가치도 떨어진다.

 

2. 부의 분배를 왜곡시킨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거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금융상품보다 부동산, 증권, 원자재, 귀금속 등 자산투자가 선호된다.

안그래도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집이 없거나 투자가 여의치 않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부의 축적에서 더욱 손해를 본다.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근로 의욕이 저하된다. (백날 일해봐야 집도 못사는데 해서 뭐하나, 옆부서 누구는 코인으로 얼마벌고 퇴사했다던데 이거 하고 앉아있어서 뭐하나)

 

3.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금리가 상승하게 되고 금리상승은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 >> 투자위축으로 이어진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게 아니라

시장의 국채금리가 먼저 올라간다는 소리이다.

오늘의 만원이 내년에 5천원밖에 가치가 안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는 저금리만 보장되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돈으로 차라리 가치가 보장되는 금을 산다던지 부동산을 사서 박아놓는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눈을 돌리게 될테니까.

 

4. 국내 물가가 오르면 원자재, 인건비 등의 상승이 수출 상품의 최종가격에도 부담이 지어지게 되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대한민국 같은 수출중심 국가에서 이는 장례식으로 이어진다.

공장가동률 감소, 실업자 증가, 내수 소비감소, 경제전체의 침체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 수출의 로직

 

그럼 이제 한 나라에서 (미국) 다른 나라로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전이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본다.

 

인플레이션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배나 비행기에 담아 나를 수 있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수출을 한다는 걸까?

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수출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출의 기본적인 작동 로직은 다음과 같다.

How does the U.S. export its inflation??

 

1.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낮추거나 양적 완화를 통해 달러를 창출한다. 둘 중 어떤 정책이든 시중의(세계의) 달러 공급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2. 재정 정책으로 인프라, 복지 사업을 해야하는 미국 연방정부, 대출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사업투자 자본투자 활동을 하려는 기업과 은행들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3. 새롭게 생겨난 달러는 미국으로 수입하는 물건의 대금을 지급하는데 사용되고 이는 외국에서 유통이 된다.

 

4. 외국은 새로운 달러가 많아지고 정부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 자국 통화가치가 달러대비 상승하면 (ex 원화환율 1500 >> 1000) 세계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 자국 통화량을 늘려서 달러대비 가치를 안정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자국 내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달러를 겁나 찍어냈는데 그 달러가 외국에 유통되게 함으로써 외국에 자국통화량 증가의 압력을 넣는다는 소리이다.

 

 

+ 예시를 통해 생각해보자.

 

중국에서 샤오미가 핸드폰 등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만들어서 미국에 판매한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서 이 물건들을 산다.

(물론 정부가 없던 돈을 프린팅해서 제품을 직매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신용팽창을 일으켜서 수입업자가 저금리 레버리지로 구매력을 늘릴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달러로 물품대금 10억을 지불하고 이 $1B, 10억 달러는 중국으로 가져간다. 

샤오미는 다시 다음 제품의 원자재도 사야하고, 투자도 해야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하니 이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한다.

그러면 시중에는 엄청난 양의 달러가 풀린다.

 

시중에 엄청난 양의 달러가 풀린다? >> 달러 인플레이션 (=달러 가치의 하락) 

 

그런데 이 현상이 미국 내가 아니라 중국에서 일어난다.  중국에서 달러가 많이 풀리고 환율에 영향을 준다.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정부가 위안화를 더 발행해서 균형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을경우 앞서 말했듯 수출경쟁력을 깎아먹는 결과를 불러온다.

 

샤오미가 미국에 제품을 잘 팔아서 달러를 받아오는 행동이 샤오미의 대 미국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

 

 

+ 여기서 설상 가상으로 벌어지는 일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발행해서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를 사들인다.

사들인 달러는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다.

가만히 보관하고 있으면 뭐하겠노 미국 국채라도 사놔야제

미국 국채를 산다는 의미는 미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뜻이다.

미국은 물건 수입대금을 달러로 지불했는데 그 돈을 다시 초저금리로 빌리게 된다.

 

심지어 인플레이션이 심하게 일어나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개이득이다.

물품 대금으로 지급한 10억 달러가 다시 미국 국채를 사는데 쓰이고

이 10억 달러의 가치는 10년 후 반토막이 된다면?? 

갚을 돈의 가치는 실질적으로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즉 처음과 끝만 이어서 생각해보면

자 너네 물건 샀으니까 10억달러 대금 줄게 아 근데 10년후에 줄게 >> 10년 후에는 가치 반토막

이런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달러를 찍어내고 타국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전가함과 동시에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달러표시 자산가치의 하락까지 같이 때려맞도록 한다.

한 배를 탄 운명이니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통화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든다.


인플레이션 수출이 가능한 이유

 

미국은 가만 앉아서 돈 찍어서 남의나라 물건 사서 펑펑 잘먹고 잘쓰고 살고,

다른 나라는 미국이 찍어낸 종이돈 받아다가 인플레이션 쳐맞아야 하고

너무 이상한 시스템 아닌가??

 

이 불합리한 거래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2차대전 후 미국의 주도하에 브레튼우즈 체제가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보장된 평화가 사라진 세계는?

근시일내에 세계 3차대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쉽사리 상상하기가 어렵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어서는 당연히 아니다. 모든 나라를 압도하는 초강대국의 막강한 힘

tali.tistory.com

자세한 브레튼우즈의 배경 설명은 위 책리뷰 포스팅을 참고

 

안전한 전세계 해상무역 보장을 바탕으로 대신 모든 나라는 화폐가치를 달러에 연동하고, 국제 무역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다.

이거 한방에 21세기 이후 우리 모두는 미국 통화정책에 의해 생활수준까지 영향을 받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글로벌 시대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의 시대에 묶인 것이다.

 

중간에 금태환 폐지로 신용팽창의 시대가 이어졌지만 큰 흐름은 똑같다.

자의로 타의로 달러를 써야하고, 이 개미지옥에서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는 놈들은 그동안 두더지 잡기처럼 미국의 뿅맞치를 맞고 뒈졌다.

 

물론 이 시스템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본질 가치를 가지지 않는 법정화폐들은 역사상 0승 전패였다.

인간의 탐욕, 정부의 욕심 때문에 항상 선을 넘는 짓을 해왔고 그 결과 모조리 쓰레기 휴지조각으로 사라져 갔다. 

 

 

중국발 인플레이션 수출 가능성 및 영향 점검 | 국내연구자료 | KDI 경제정보센터

국제금융센터가 ‘중국발 인플레이션 수출 가능성 및 영향 점검’을 발표하였다. - (검토배경) 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금년 5월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과거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던 중국

eiec.kdi.re.kr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미국이 수출한 인플레이션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로 상쇄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도 임금이 높아지고 원자재 가격 급등에 영향을 받고 있어서, 수출 물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예전처럼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출을 받아줄 여건이 안됨을 의미하고, 미국 자국내의 인플레이션 부담도 예전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금 연준의 일시적이라고 한 전망과 상충되게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전세계를 포함해 미국에서도 나타나는 중이다.

 

또 한가지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한다면

달러가치 하락으로 달러패권에 도전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음에...

미국이 앞장서서 가격을 짓눌러버리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달러 역시 훗날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이 자충수로 자멸하기보다는,

어떤 미래가 펼쳐지던,

미국의 의도하에 CBDC 체제로 대전환을 꾀하던지 다른 방법을 쓰던지

그것 역시 미국의 주도하게 될 것이라 보는것이 학계의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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