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스만

전효성 민주화발언 사건, 일베충도 이 사회의 피해자다

원래는 실시간 검색어 같은거 전혀 관심도 없고 더더구나 관련포스팅을 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데, 오늘은 전효성의 민주화발언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관련된 글을 써볼까 한다.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일베에 대한 얘기를 한번쯤은 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1) 전효성의 민주화발언이 문제가 된 이유

 

사건의 개요는 전효성이 최화정의 파워타임 라디오에 출연해서 대화중에 '저희는 멤버의 개성을 존중한다. 누구 하나를 민주화시키지 않는다' 라는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알다시피 민주화는 원래 독재(박정희~전두환)에 대항하기 위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자유 민주주의의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한 운동이다. 민주화 운동 덕분에 지금의 1인 1투표권제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고 박근혜를 뽑네 문재인을 뽑네 옥신각신하며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일베(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는 반대버튼 대신에 쓰고 있다. 즉, 추천 or 민주화 이렇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베에서 민주화 시킨다는 말의 뉘앙스는 반대를 찍어서 눈에 안보이게 없애버린다, 치워버린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엥? 거기는 왜 그런데? 북한사이트야? 공산주의 사이트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베에 대해선 밑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암튼 전효성이 민주화시킨다 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일베에서 쓰는 그런 의미인줄은 모르고 단어를 잘못 선택했다고 소속사에서 해명을 했다가, 곧이어 전효성의 트위터에 무조건적인 사과문이 게재됐다. 왜그랬을까. 누가봐도 단어를 잘못 쓴 걸로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납득은 커녕 오히려 네티즌의 화만 돋울 상황이 되었다.

 

민주화라는 단어의 의미를 전혀 몰랐다고 치자. 전효성의 발언에서 민주화가 위치한 문맥은 존중한다의 반대로 찍어누른다 부정한다는 뜻이다. 즉 모르고 썼다는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는 소리다.

 

민주화의 의미를 모르는 것도 어이없지만 모르는 단어를 썼다는 건 더 이상하다. 분명 대책회의를 하던중에 아 어물쩡 넘어가기는 어렵겠구나 판단해서 전격 공식 사과로 대응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효성이 평소 일베를 즐겨보는 유저이거나 또는 인터넷 사용중에 일베의 말투가 물들어있어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다가 방송중에 튀어나온 것이 가장 유력한 추측이 된다.

 

이미 이슈가 커진 만큼 전효성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냥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인데, 그런 면에서 사과문은 대응을 잘했다고 본다.

 

 

2)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전효성의 민주화발언 잘못이 아니라 일베 자체에 있다.

 

전효성이 민주화라는 단어의 의미를 왜곡되게 사용한 것, 일베 유저로 의심받아서 이미지 실추가 오는 것. 이런 사건의 본질에는 좀더 심오한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일베(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일들 자체가 문제로, 언젠가는 이렇게 계속 뻥뻥 터질 폭탄을 안고 있다.

 

애초에 민주화라는 단어를 반대의 의미로 지속적 사용을 해서 인식 자체를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인데, 비단 민주화라는 단어 하나뿐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활동들이 많이 일어난다.

 

대표적으로는 전라도 비하를 통한 지역감정 조장, 노무현 김대중 고인드립, 박정희-전두환 독재군부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 특정 뉴스기사 댓글/추천수 조작테러, 영화 별점테러, 오늘의유머 이용자로 위장하여 특정 사이트 테러 (오유 코스프레라고 한다), 대한민국 여성들에 대한 비하발언 등등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일베는 애초에 태생이 디씨인사이드의 베스트글을 퍼다가 모아놓는 곳에서 출발했다. 그러다가 그 사이트 자체에 유저가 많이 유입되면서 하나의 독립된 커뮤니티로 이어나가게 된다.

 

본래 디씨인사이드의 성향이 인터넷 폐인들이 잉여력을 뽐내고 예의범절 차리지 않고 욕설 섞어서 막말을 하곤 하는데, 거기에서 한술 더 떠서 법의 경계까지 어기는 수준의 자극적인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판단력과 자체필터링 능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이 일베에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가치관 형성이 안된 상태에서 자극적인 게시물에 맛들이고 의미와 출처도 모르는 안좋은 말들을 재미로 낄낄대면서 서스럼없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가족과 함께 살면서 자라지 못하고 빈민가 범죄자소굴에서 생활하면서 여자를 모두 창년이라고 부르는 식의 속어가 몸에 밴 뒤 사회로 나오는 것과도 비슷하다. 잘못된 색안경이 안구를 뚫고 시신경을 타고 뇌까지 뿌리내려 있다.

 

디씨인사이드에는 일반인이 보면 눈살 찌푸리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선 능력자들의 재미난 컨텐츠들로 다른 인터넷상으로 퍼져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일베에서는 그런걸 볼 수가 없고 그들만의 동떨어지고 비뚤어진 가치관 아래 좀더 자극적인 내용을 올려서 추천과 주목을 받고자 하는 경쟁만이 남아있다.

 

실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3) 일베충은 꼭 일베를 들락거리는 유저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유해한 게시물들과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일베 유저는 인터넷상에서 일베충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된다. 벌레같이 도움될거 하나없이 해악만 끼치면서 징그럽고 떼거지로 번식하는 박멸해야되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약 10년전쯤 친구가 디씨질을 시작하면서 현실에서도 아햏햏 거리고 다니는 걸 봤는데, 물론 전혀 그 개그코드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냥 그 나름대로 인터넷 하면서 특이한 짓을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일베를 한다고 하면'전라도 사람을 홍어로 비하하며 전두환을 전땅크로 찬양하고 한국여자를 김치년 보슬년이라고 매도하는 인격을 가진 사람' 이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현실에서 일베를 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느날 알게된 지인이 얘기하는데 전라도 사람한테 '아 홍어냄새나네 전라도 북괴멀티 새퀴들은 통수잘치는데 오오미'이따구로 지껄이는 놈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역겨워서 상종하기 싫은 인격파탄자인가. 

 

회사라던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전라도니 경상도니 전국 팔도의 사람을 다 만나는데 저런 지역감정 발언을 하거나 하는일은 있을 수 없는 경우다. 그 즉시 매장되고 실수에 대한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갈 것이다. 

 

현실에서 멀쩡하게 지내면서 인터넷에서는 일베충으로 활동하는 두개의 탈을 쓴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베의 가치관을 현실에 가져올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인터넷의 익명을 쓰고 활동하는 공간이니까 저런 행동과 말들을 할 수 있게 되고, 보다 제한없이 내면의 악을 끄집어내게 된다.

 

일베충에 의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일베충이라는 말은 일베유저라는 의미에서 그 단어가 가진 뉘앙스 자체로 바뀌어갔다.

 

앞서 말한 지역감정조장, 한국여자비하, 일본극우익세력같은 정치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남에게 피해주는 놈. 이런 사람이 그냥 일베충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일베를 하는 유저가 아니면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무슨 애벌레 따위로 캐릭터를 만든다던지 오유, 엠팍, 루리웹 등의 타 사이트와 수준을 동일시하며 물타기 전략으로 이미지 쇄신을 노리기도 하지만 이미 대중들에게 일베충에 대한 만행과 그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알려지면서 돌이킬 수는 없는 상태인 것 같다.

 

일베는 하나의 사이트일 뿐이고 어느날부터 접속하지 않으면 그만일 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머리에 파고든 쓰레기같은 가치관은 스스로를 일베충의 껍데기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4) 일베충도 어찌보면 이 사회의 피해자이다.

 

참 길었는데, 드디어 하려는 말까지 왔다.

 

이렇게 사람들로부터 욕먹고 격리되고 있는 일베충들인데 여기에는 참 큰 아이러니가 있다. 먼저 전라도 비하를 통한 지역감정 조장을 하는 그들의 출신은 경상도일까? 아니다.

 

서울에 가장 많고 그냥 전국 각지에 있다. 왜냐, 대개가 애들이니까. 살만큼 산 사람들이 멍청하게 출신지가지고 색안경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뭣도 모르는 애새끼들이 남들 하는거 보고 재밌으니까 운지 운지 거리면서 뜻도 모르는 단어 입에 익은채로 쓰고있는 것이다.

 

또한가지 아이러니는 일베충이 현 집권여당, 즉 대한민국의 보수 기득권층을 지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데 정작 그들은 개뿔 아무것도 없는 경제계급으로는 중하층이 대부분일거고 자신들의 정치활동에 의한 결과는 오히려 해가 되는걸로 돌아온다는 데에 있다.

 

일반 서민에게는 대기업 독점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누리고, 정부의 세금낭비보다 복지혜택을 늘리고, 안정된 고용문화와 자영업 여건이 마련되어 열심히 일하고 입에 풀칠할 걱정은 하지 않고 벌어먹고 여유있게 살아야 좋은거 아닐까. 

 

그런데 부자감세를 주축으로 하는 특권층을 위한 특권층에 의한 특권층 정치인을 뽑고 환호한다. 우리나라 야당 여당 다 썩어서 말만 서민이지 죄다 지들 밥그릇과 후원세력 위하는 정치를 하는건 똑같긴 한데, 그래도 못하면 정권심판을 해서 정신차리게 해야 조금씩 바뀌어갈텐데 그런게 전혀 없다.

 

오히려 실드를 치는데 일조하는것이 일베충이다. 왜 본인 미래의 밥그릇을 걷어차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친일파후손 세력들이 각계각층의 기득권을 차지하고 대한민국의 지배세력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실정으로, 역사교과서도 뜯어고치면서 자기들의 정통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빈부격차가 더욱 극대화되고 대학을 굳이 나올 필요조차 없어질 정도로 성공의 문턱이 좁아진 세상이 될 것이다. (대학수요감소는 입시교육시장 붕괴 그리고 궁극적으로 부동산 거품폭락에 의한 경제 뿌리가 흔들려서 위기가 찾아오고 그 이후에 살아남는건 부자들뿐)

 

일베충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오늘도 뼈빠지게 돈을 벌고 공부를 시켜서 좁아지는 대한민국의 구멍에 한단계라도 신분상승을 시키려고 혈안인데,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이 친구들은 꿈과 미래가 없고 무의미한 입시공부만 시켜대는 답답한 현실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자극적인 컨텐츠를 접촉하고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인터넷 공간을 떠돈다.

 

어릴때부터 인성과 사회성을 제대로 기르는 교육이 있었다면 일베충같은 사회문제가 대두되진 않았을 것이다.

 

이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모두가 넉넉하고 행복한 삶을 살길 원하지 않는다. 제 배때기를 불리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궁리할 뿐이다. 그 결과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가야 성공한 케이스가 되어버린 획일화된 시스템이 확립되었고, 지금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것 외에 다른 꿈을 쫓아 매진하는 것이 모험이 되어버렸다.

 

이런 획일화된 구조는 입시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명품 학군 등을 통해 부자동네 집값을 더욱 폭등시켜 있는 자들의 주머니만 두둑히 채워두었다. 채워진 주머니로 신도시 하나씩 생길 때마다 교육을 빌미로 집값 띄우고 샀다 팔았다 하면서 신분상승을 노리는 서민들 탈탈 털어먹으면 된다.

 

궁극적으로는 신분상승 된거 하나도 없고 그렇게 교육 잘 시켜서 대학 좋은데 나와봐야 뭐할건데? 할거 없다. 걍 대기업 취직하면 무난한 케이스인 현실.

 

비싼 등록금내고 대졸됐는데 쥐꼬리 봉급 받으면서 중소기업 일하긴 싫으니 인력은 대기업에 더욱 편중되고 그렇게 부동산-교육-대학-대기업-다시부동산 으로 순환되는 사회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전형적인 급속발전을 이룬 자본주의 사회의 폐단이다. 

 

교육은 입시를 위해서만 존재하고 애들은 어떻게 놀아야 할지도 모른채 억지로 학교를 가고 학교폭력에나 무서워 떨고 인터넷에서 유해사이트에 물들고 그렇게 되는 것이다. 실로 나라의 미래가 걸린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필리핀에 비유해서 써놓은 글을 본적이 있는데 진짜 빈부격차 양극화가 심해지다간 그런 꼬라지가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남자는 관광 관련된 서비스업에나 종사하고 여자는 몸팔아서 한몫 꿰찰 궁리만 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인생인데 어쩔 수 있나 쩝.

 

특히나 우리의 지도자들에게 도덕성을 기대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정말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루빨리 어린 친구들에게 일베를 끊고 책을 읽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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