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스만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보장된 평화가 사라진 세계는?

근시일내에 세계 3차대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쉽사리 상상하기가 어렵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어서는 당연히 아니다.

 

모든 나라를 압도하는 초강대국의 막강한 힘 앞에 감히 나댈수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이다.

 

오늘날과 같이 자유무역이 활성화되고 전세계가 눈부신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까? 를 조망해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원제 : The Accidental Superpower

저자 : 피터 자이한 / 홍지수, 정훈 옮김

출간일 : 141104 (한국 180730)

출판사 : 김앤김북스


브레튼우즈 체제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열린 협정은 오늘날까지 전세계가 마음놓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전쟁의 승전국이던 패전국이던 모두 만신창이가 된 상황. 여러 나라들은 나홀로 압도적 성장을 해 괴물이 되어버린 미국이 모든것을 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혼자 세계 GDP의 1/4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 다른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도 더 압도적인 군사력, 특히 막강한 해군력을 보유한 미국이었기에 이미 세계 질서를 주도할 입장이 되어있었다.

 

익히 아는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한 상식은 이렇다. 1달러 35온스로 금본위제를 설정해 자유무역이 발전했고 그러다 1971년 닉슨이 금본위제 폐지를 선언하면서 막을 내리고 세계는 혼돈으로 돌아갔다... 라고만 알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지금도 전세계는 엄청난 무역을 통해 경제발전을 하고있지 않은가. 브레튼우즈 체제는 통화정책만 정의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미국이 해상 자유무역을 보장했다는 점이다.

 

브레튼우즈 협상에서 너덜너덜해진 유럽 국가들을 먹어버리는 대신, 미국은 모든 해상무역을 보호하겠다고 제안한다. 심지어 제3국끼리의 교역까지도 안전을 보장하며,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시장으로의 접근도 허용하겠다고 선언한다.

 

대항해시대 이후 서로 치고박고 싸우며 약소국을 약탈해왔던 것은 모두 원자재를 확보하고 물건을 내다 팔 시장을 뚫기 위함이었는데, 미국이 해상 안전을 보장하는 자유무역을 제창하니 이제 그걸위해 싸울 필요가 없어져버렸다. 그냥 물건 만들고 무역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심지어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에게도 해당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남의 나라 침략해서 얻으려고 했던 것들을, 브레튼우즈 체제에서는 기본으로 깔아주고 자 성장하세요 이렇게 나와준 것이다.

 

물론 미국이 자원봉사하려고 이렇게 해준것은 아니다.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아서 장기적으로 군사적 경제적 패권을 굳건히 하는 전략이었다.

 

타국의 해군력을 키울 동기를 없애버려서 군사력을 억제하고 세계 전체의 바다를 쥐락펴락하면서 국제 정세를 입맛대로 끌고갈 수 있으니깐. 직접 점령해서 통치하는 것보다 이게 더 미국에게 '효율적'이었을 뿐이다.


천혜의 이점을 모두갖춘 미국

 

지정학적 관점으로 볼 때 미국은 단점이 없는 장점만 있는 나라다.

 

미국에 있는 강들의 수로만 합쳐도 지구상의 다른 수로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길다. 수많은 지류가 내륙에서 해안까지 연결된다. 이러한 수로망은 운송의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국내 교역이 활발해지고 수많은 특화된 도시들이 발전하게 된다.

 

미국은 운송의 균형 덕분에 적은 자본으로 산업화를 이루었으며 잉여자본을 기간시설 및 국방력 증대에 쏟을 수 있었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작은 정부로 일찌감치 통일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었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미국 본토를 위협할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접 국가인 캐나다와 맥시코는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며, 냉전시대 쿠바를 이용해 위협하려던 시도도 불발되었고 남미에서 육로로 쳐들어오는것도 불가능하다. 세계최강 해군력을 뚫고 아시아나 유럽에서 침공해오기도 어렵다.

 

인류 역사상 타 대륙에 진출하여 침공에 성공한 사례는 딱 한번뿐인데, 그것은 미국이 당한게 아니라 공격한 경우였다. 미국을 공격하는 방법은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인류가 공멸하는 핵전쟁 발발 정도가 아니면 딱히없다.

 

또 최근 셰일 산업의 육성으로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사라지고 있다. 첨단기술에서 농업,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타국에 영향을 끼치면 끼쳤지 다른 나라에 미국이 휘둘리는 상황은 없고 갈수록 더 없어진다.

 

한국 중국같은 고대 문명에서 이어진 민족에 비해 미국의 역사가 짧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미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랜기간 정부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이다. 10년 단위로 경제 규모가 확대된 기록을 150년째 쓰고 있는 유일무이한 나라이다. 자국 영토가 외국군의 군화에 밟히지 않은 유일무이한 나라이다. 브레튼우즈 당시 미국 GDP는 세계 전체의 4분의1, 해군력은 절반에 달했는데 70년이 지난 후에도 이 비율은 그대로이다.

 

즉 미국은 정점을 찍고 저무는 나라가 아니라 지정학적 수혜를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마무리되는 단계에 있는것일 뿐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서 미국의 국력이 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다져진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세계를 좌우하는 역할로 나아갈뿐이다.

 


붕괴되는 인구구조

 

전세계 대부분의 선진국과 신흥국은 앞으로 모두 인구구조의 붕괴를 겪게 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인구 구조 만큼은 수십년의 변화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한번 태어난 나이대는 그대로 쭉 올라가고 새로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국가가 산업화를 이루면 그 후의 사회 경제적 변화는 지정학적 요인보다 인구 구조에 크게 의존한다.

 

1. 아동층 : 돈만 많이 드는 시기

2. 청년층 근로자 : 18-45세는 집과 자동차도 사야하며 자녀도 양육해야 하고 가장 왕성한 소비를 하는 계층이다.

3. 장년층 근로자 : 힘든 시절이 지나갔다. 소득이 높아 상대적인 부채 비율이 낮다. 세금도 많이 낸다. 자본이 풍부하여 다양한 투자를 한다.

4. 은퇴자 :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부문에 투자를 줄인다. 연금을 받으면서 점차 경제에 부담을 준다.

 

앞으로 전세계의 인구구조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불러온다.

 

현재 성장을 이끈 장년층 근로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경제는 활력을 잃는다. 지출은 커지는데 이들을 떠받들 청년층 근로자 층의 숫자는 매우 적다.

 

현재 장년층 근로자 비율이 전례없이 높은 상황에서 잉여자본이 넘쳐흐르고 자본 비용과 투자에 대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양적완화 초저금리랑도 상통하는 말 아닐까) 앞으로는 은퇴직전 인구와 장년층 진입 인구수가 역전되면서 만성적인 저성장과 자본가격의 상승을 유발한다.

 

모든 나라가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 형편없이 대처하고 있으며, 인구 구조를 근본적으로 역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많이 나으라고 장려해도 한참 후에나 효과가 나타나고 성공한다고 한들 수십년 후에나 인구 피라미드에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더구나 그간 여러 나라가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금전지원 (러시아) 복지혜택 (스웨덴) 등 백약이 무효했다. 그러다 이제는 장기적인 인구구조 개선보다 당장에 닥칠 충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유일하게, 미국만이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 있다. 출산율이 적은것은 매한가지지만 미국은 앞으로 계속해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고, 고임금 우수인재의 미국 이민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청년층 근로자를 충당한다. (+그들의 자식) 지금도 그러고 있다.

 

이것은 한 명의 아기를 성인까지 키워내는데 필요한 사회적 자본은 출산국에서 치르고, 다 키워놓으니 미국에서 그 꿀만 빨아먹는 셈도 된다. 이렇게 인구구조로 보더라도 전세계 모든 나라가 심각한 폭탄을 떠안고 있는데 미국만 유일하게 상황이 괜찮다.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미국이 망할 이유가 정말 없다.


미국이 발을 빼면?

 

다가오는 세계의 혼돈은 미국이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이 한국에서는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으로 2018년 출간되었지만 원서 <The Accidental Superpower>는 2014년 출간된 책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만 돌이켜봐도 저자 피터 자이한의 예언대로 상당히 잘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미중분쟁이 시작되면서 냉전 비슷한 기류로 흘러가고 있으며, 트럼프의 정책들로 America First 미국 이익을 먼저한다고 각종 협약 탈퇴하고 관세를 매기는 일들도 있었다. 트럼프가 또라이여서 그랬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세계 정세를 정리해주는 책을 읽으니 미국이 자국우선주의로 가는건 시대적으로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면서 테러가 생기고 혼란의 도가니가 되고 있으며, 이런 문제는 앞으로 여러 곳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의 태도에 따라서 세계질서는 좌지우지되며 앞으로 다가올 혼돈에서 여러 나라는 각자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운명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1) 안정적인 국가 : 미국의 최측극 그룹에 속하면서 미국 시장의 접근과 물리적 보호를 계속 받게될 운 좋은 나라들. 영국,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페루, 필리핀

2) 떠오르는 별 : 견고한 체제를 갖추고 지리적 명당자리의 이점을 이용해서 신세계의 질서에서도 잘 적응한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 앙골라, 터키,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3) 퇴화하는 국가 : 식량, 에너지, 시장 등 필수요소 중 뭔가가 결여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약화된다. 브라질, 인도, 헝가리,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4) 분산되는 국가 :  새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동맹도 부족하다. 꾸역꾸역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러시아, 중국, 볼리비아, 나이지리아, 카메룬, 수단, 에티오피아

5) 실패하는 국가 : 상황이 변하면 취약성이 그대로 들어나며 존속이 불가능한 나라들. 시리아, 그리스, 리비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예멘.

6) 공격적인 국가 : 앞의 분류 어딘가에도 속하면서 무질서 속에서 적응하기 위하 바깥으로 진출하고 도전장을 내밀 나라들. 일본, 독일,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터키, 앙골라

(한국은 어디에?)

 

한국은 미국에 맞서려고 부상하는 중국에도 큰 의존도를 가지고 있고,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미국에 붙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서 선택의 갈등이 생긴다. 어느쪽을 선뜻 선택할 수도 없고, 어느쪽을 선택해도 피해가 막심한 결과가 초래될테니.

 

게다가 옆에는 북한, 일본같이 국제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위협요소들도 충만해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는 전량 수입이라 해상교역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순간 바로 폭망하는 구조이다. 인구 구조는 출산율 세계 꼴지로 선진국보다 더 큰 구조적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과연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볼때 이 내용이 다 맞다면 어떻게든 영어해서 미국 이민가는것 밖에 답이 없다는 것인데 흠;;;

728x90

블로그의 정보

TALI's MANDALA

금융투자의 만다라를 찾아서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