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스만

명량대첩 해전에 최민식,류승룡,조진웅 세 배우가 아깝다...

비단 우리뿐 아니라 영미일 등의 박스오피스를 살펴봐도 마찬가지인데

차암 영화볼때 선택의 폭이 좁고 강요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주말 극장가를 보면 블록버스터 1~2개가 90% 가량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니.

 

덕분에 이런 인기작은 왠지 꼭 봐야만 하는 영화처럼 생각되고

마이너가 된 다른 영화들을 굳이 선택하는건 커다란 모험으로 다가온다.

실상은 영화의 재미나 작품성이 예매율과 비례하는건 아닌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또 반비례는 아닐 것이니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골라야 할지...

그저 재미있길 바라며 상영관을 대거 차지한 블록버스터 표를 끊는 수 뿐인가

 

그렇게 요행을 바란 복권은 복불복으로 때론 실망을 가져오기 마련인데

이번 영화 명랑 역시 나에겐 긁어보니 꽝으로 밝혀진 복권이었다.

 

원균이 칠천량에서 대패하여 조선 수군이 궤멸된 이후

극도의 두려움에 빠진 12척의 병력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단 12척으로 300척의 왜군을 맞서 싸워야 하는 풍전등화같은 운명앞에

군사회의 막사에는 답답함만이 흐르는데.. 보는 나까지 답답해지는건 그 상황때문만은 아니다.

 

이순신이 아무 장수와도 전략공유와 의견교환조차 하지 않고 귀를 막은채

혼자 끝까지 싸우겠다 고집만 부리는 독불장군처럼 묘사되고 있었다.

탈영병 목을 베는 씬도 앞뒤 개연성이 전혀없이 갑자기 군법을 강조하기만 하고

보고있자니 저렇게 하면 병사들이 아 그렇구나 하고 군법을 잘 지킬까 의문만 든다.

일장연설하고 나갔는데 결국 대장선 외에 싸우는 배도 없었잖아??

 

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생즉필사 사즉필생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따라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물론 멋진 말들이고, 최민식이 연기하는 이순신은 살아 눈앞에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그 명대사 중 단 한개만 영화를 멋지게 만든뒤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심금을 울렸으면 훨씬 효과적일 뻔 했다.

명량대첩에 대한 재미난 영화 시나리오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전투 전까지 시간은 때워야겠고 명대사에 맞춰서 씬들을 채워넣은 느낌만 강하다.

 

암담한 상황과 부자연스러운 이순신 어록 담기에 치중하면서

동시에 영화 명랑은 전반부 내내 왜군 장수의 캐릭터 부각에 노력한다.

 

마치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이정재)이 카리스마 뽐내며 등장하던 포스로

왜군 장수 구루지마(류승룡)가 의기양양하게 나타나는 모습은 눈길을 끌기에는 썩 괜찮았다.

 

하지만 이것이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후에 구루지마라는 캐릭터는 별다른 비중없이 일개 엑스트라급 장수처럼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허무한데 영화는 중간중간 그의 내면까지 담아보려해서 더욱 산만하게 만들었다.

이 글의 제목처럼 굳이 류승룡이라는 하이레벨 배우가 연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와키자카 역의 조진웅도 마찬가지다. 얘가 한게 뭔가

'끝까지 간다' 라던지 최근 다른 영화들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력 내공을 생각할때

이 비중없는 왜장 캐릭터를 조진웅이 맡는것이 얼마나 아까운 일인가

나는 차라리 류승룡과 조진웅이 이순신 휘하의 장수들을 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하물며 최민식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냥 '없다' 라고 하는게 어울릴 스토리인데도 최민식이기 때문에

그나마 매 장면에 숨결이 불어넣어져서 볼 수 있었던거다.

그 장면장면이 연결되지 않고 전체 흐름을 이따구로 끊어놓은 건 전적으로 시나리오의 문제다.

 

그와중에 신파극은 또 뭐냐 ㅠㅠㅠ 아진짜

돈 쳐발라서 스케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좋은 스토리만 있다면 훌륭한 배우들이 알아서 잘 살려줘서 명작이 나오는건데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도 잘 연결을 못시키는 판에

왜군 장수에 초점을 맞추고 주변 조연들까지 할애를 하자니

이도저도 안되고 아무도 기억에 안남는 결과만 초래한다.

 

겨우 잠들지 않고 버티고나니 드디어 명량대첩 전투씬을 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사실 이장면을 CG로 잘 때워서 블록버스터로 팔아먹기 위한게 이 영화의 목적이고

앞부분은 없는 스토리 채우기 위해 이런저런 시간때우기 해온거니깐

전투씬이라도 압도적으로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구성을 담아놓았겠지?

 

매우 안타깝게도 명량대첩 전투씬에서조차 또한번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대포 날아가서 박히는 카메라 시점으로 현란하게 묘사한 CG를 보고

우와 쩐다 돈안아깝다 하고 만원의 가치를 느낀다면 모르겠지만...

최소한 명량대첩이라는 해전사의 길이 빛나는 전무후무한 대승리를 다루면서

왜군을 초토화하한 그 비결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답게' 구성했어야 했다.

 

그러나 회오리를 이용한 전략을 비롯해 이순신의 생각이 뭔지 알 수도 없었고

그저 용맹하게만 싸우다 요행으로 이긴듯한 뉘앙스를 주고 만다.

 

설화라고 전해지는 피난민 배 100여척을 동원한 기만전술이나

폭이 좁은 바다에 쇠사슬을 연결해서 적선을 파손했다는 일화 등

차라리 픽션이더라도 적절하게 스토리를 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 전달력있을 것 같다.

무슨 말도안되게 적 배 3척이 넘어와서 백병전하는데 다이기고있어....

 

이 영화에 기대한 것은 그러한 전략기반의 승리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최민식의 감정 연기를 보며 와 이순신 멋있다 이게 다가 아니라.

그나마 영화를 보고 이순신장군에 대한 경외심과 나라에 애국심을

새롭게 불태우는 사람들이 많으니 영화제작사는 돈벌고 서로 윈윈은 되겠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 이름은 꼭 기억해 두어야겠다.

 

 

 

세줄요약

 

캐릭터가 산만하고 이순신 위주의 스토리가 '없다'

가장 중요한 명량대첩 전투씬이 어거지와 요행 뿐이다.

차라리 일본만화 해황기에서 나오는 해상전만큼의 짜릿한 승리의 감동도 안느껴진다.

 

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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