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스만

삼첩분식 배달전문점 코로나 불황이 오히려 기회?

지나가다 아파트 상가에 새로 가게가 오픈한 것을 발견했다.

 

원래 뭐가 있었지 또 하나 망하고 왠 분식집이 새로 들어왔네? 이런 동네 아파트 상가는 임대료가 싼 이유가 있다 유동인구가 적으니 매출이 안나올 테고 낮은 임대료는 그만큼 장사가 안되는 곳이라는 증거이다.

 

삼첩분식이라는 간판을 보았을 때도 처음엔 속으로 '에휴 누가 또 이런 자리에 멋모르고 가게를 내냐' 싶었다. 심지어 역 주변도 아니고 이런 구석진 구축아파트 상가에 분식 먹으러 올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애들 많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 내야지.

 

저녁에 보니 젊은 여자 사장님이 (사업자등록증 보니 보기완 달리 마흔은 넘으셨..) BMW 타고 출근을 하던데 선입견이지만 정말 올인한 창업이 아니라 본업은 따로 있거나 아니면 남편이 주로 벌고 소일거리로 가게를 하나 냈나? 라고도 생각했다.

 

메뉴판을 보면 떡볶이 1인분에 3천원하는 그런 분식집이 아니다. 요리처럼 거창하게 해서 만원넘게 받는 분식집 컨셉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이런 자리에 하면 안되는거 아니여?

 

그러다 문득 그 앞에 배달의 민족 오토바이가 와있는 것을 보고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 배달로는 매출이 나올라나?? 바로 배달 어플을 열어서 검색해보았다.

 

헐... 이정도면 초대박집이다. 지금 블로그 쓰려고 보니까 4.9점인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백개 리뷰에 안좋은게 하나도 없어서 5.0 만점이었다 ㅋㅋㅋ

 

아 이거였구나 이거였어.. 어차피 배달 전문으로만 할거 임대료 30~40 정도로 엄청싼 가게, 단 배달하기 좋게 주거지 한복판에 있는 상가를 임대 캬.... 임대료 싸고 배달하는 거리는 가깝고. 처음부터 치밀하게 설계된 배달전문 가게였던 것이다.

 

개뿔도 모르고 뭐 남편이 벌고 소일거리로 가게 차려줘? 추측했던 내 짧은 생각이 부끄러워졌다. 코로나 시대에 불황이 뭐냐며 웃으며 이렇게 사업을 벌이고 성공하는 사장님을 감히 월급노예인 나따위 인간이 평가질을 하다니 다시 생각하면 정말 어이가 없네 ㅋㅋㅋ

 

배달어플에서 인기를 확인했으니 맛도 궁금해졌다. 포장주문으로 매장을 방문했는데 이렇게 센스있게 배달기사까지 챙기는 모습. 

 

내가 예전에 식당에 갔을 때 와 잘되는 집은 역시 다르다, 성공하는 사장은 마인드부터 틀리다 라는걸 느낀게 살면서 두번 있었는데 초대박집으로 장사가 잘되던 두 식당 다 입구에 '고객님의 신발이 분식될 경우 ㅇㅇㅇ가 책임집니다' 라고 써놨다는 것이다.

 

보통 음식점에 신발 분실되면 책임 안지니 알아서 챙기라고만 써놓잖아. 아니 입구에 벗어두고 가는데 어떻게 챙겨. 들어가면서부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문구이다.

 

그걸 알고 그 음식점들의 사장은 반대로 내가 분실안되게 책임진다고 써놓은 것이다. 신발 벗으면 신발장에 넣어주고 어디 테이블에 앉는지 본 후에 카운터 보관함에 해당테이블 번호에 키 넣어놓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런 식당은 주문과 서빙, 직원 친절, 메뉴와 맛까지 모든 세세한 부분이 완벽하다. 잘되는 집은 싹수부터 다른 것이다. 

 

오늘 살면서 세번째로 그 감정을 느꼈다. 치밀하게 계획된 배달전문점 창업, 그리고 가게 안에 준비된 배달기사를 위한 서비스. 옆에 커피 타먹으라고 정수기랑 종이컵도 놔뒀고.

 

포장주문이라 오라고 한 시간에 갔는데 아직 안나와있고 거의 다 될라던 참이어서 기다리면서 가게 사진이나 찍었다. 좁은 공간에 딱 주방만 있고 완전 배달영업 전용 가게로 세팅되어 있다. 일하는 분들은 마스크 끼고 있었고. 코로나 시대에 식당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모범답안을 보는 듯 했다.

 

알고보니 삼첩분식도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다. 뭐 어느정도 중간이상 보장되는 맛을 가지고 있겠지.

 

삼첩분식은 이 특유의 상자 덕분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확실히 인스타 같은걸로 입소문 타고 빨리 유명해지려면 포인트를 주는게 중요하다.

 

상자 옆면을 열면 이렇게 안에 음식이 있다. 마치 중국집 철가방을 연상케도 하는 재미난 상자다.

 

삼첩분식에서 첫 주문은 로제 떡볶이랑 순살치킨 시켜보았다. 매운거를 싫어하는데 떡볶이를 주문하자니 위험부담이 있어서

 

로제라 맵지 않았다. 국물에 치즈맛도 꽤 많이 나는편이고. 사실 치즈도 안좋아해서 그것도 그닥 맘에들진 않음 ㅋㅋ

 

순살 치킨은 치킨배달 전문점만큼 맛있진 않고.. 감자튀김은 맛있었다. 다만 떡볶이에 감튀까지 너무 살찌는 것들 많이먹는 느낌인가 싶기도 하고, 감튀가 기본 세트구성이라 굳이 원하지 않는데 딸려오면서 가격이 비싼 느낌도 좀 들었다.

 

나중에 문의해보니 감자튀김 빼고 단가 맞춰서 다른거 넣어주는것도 가능하단다. 그렇게 할걸...

 

뭐 전반적인 평가는 꽤 맛있다? 다만 최소 만원대에서 2만원도 넘어갈 이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떡볶이 분식이 그렇게 고가로 지불하고 먹을 용의가 있는 음식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랬는데 왠지 자꾸 생각나서 또 시키게 됨 ㅋㅋ

 

이번엔 일반 빨간떡볶이 안맵게 해달라고 해서 주문해보았다.

 

정말 최대한 안맵게 해주셔서 매운거 못먹는 우리도 먹을만한 수준이었음. 그리고 떡볶이 국물에 넣어서 비벼먹는 라면사리가 생각보다 되게 잘어울렸다.

 

오늘 고른 사이드는 모듬튀김. 다음에 또 주문하게 되면 아예 기본세트에 감튀를 빼고 다른걸로 달라고 해봐야겠다. 2만원 가까이 하는 가격과 양이 둘다 좀 과한 느낌은 있는듯.

 

아무튼 코로나 시대에도 불황같은거 모르는 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거 오늘 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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